메갈라야의 살아있는 나무다리
BBC 다큐멘터리 Human Planet을 보는데,
인도 북동부 메갈라야(Meghalaya)주 어떤 고원지대의 특이한 구조물을 소개했다.
이곳은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라 우기(雨期)가 되면 계곡물이 양이 엄청 증가하기 때문에
다리가 필요하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다리를 만들때 살아있는 고무나무(?)의 뿌리를 활용한다.
뿌리를 쓰는데는 분명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다리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다큐에 따르면 지금 만들고 있는 한 남자의 조카가 계속
만들어야 한다고 하니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 다 만들어져 계곡을 잇는 다리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난 그 장면을 보고 정말 감동을 받았다~ 마치 미자야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이미지였다. 살아있는 생명력이 느껴지는 다리!
와~ 직접 가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오랜 기간에 걸쳐 만들어진 다리는 이후 수백년을
지나서도 살아있다고 한다. 생체이기 때문에 계속 자라서 땅에 튼튼히 자리잡을 것이고, 습한
기후에도 썩거나 녹슬지 않을 것이다. 생각컨대 다리의 모양도 조금씩 바뀌고 있지 않을까.
내가 꿈꾸는, 하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는 어떤 것을 접할 때면 종종 몸에서 전율이 느껴지곤
한다. 비록 그것이 실물이 아니라 컴퓨터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한 허상일지라도
말이다.
메갈라야의 다리가 여러세대를에 걸쳐서 완성되는 것과 같이, 내가 꿈꾸는 세상의 모습이
내 세대에 많은 진전이 있지는 않을지라도, 내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은 메갈라야의 다리를
만드는 사람처럼 인간이라는 지구상의 한 종(species)이 자연을 깊이 이해하여 인간만을 위한
지구가 아닌 다른 생명체의 삶을 배려해 나가는 그런 옷, 그런 먹을거리, 그런 주거공간, 교육,
문화, 의료, 구조물, 운송수단 등등등이 현실화된 세상이다.
생물을 전공한 자연과학도, 그리고 생명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한의사로서 나는
동식물과 광물 및 인간의 몸과 마음에 대한 깊이있는 이해를 통해, 치료와 치유가 거대한
자연의 품안에서 부드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길을 찾아내는 사람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