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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Korean Medicine

다래와 칡

pagliacci 2019. 6. 17. 01:45

여름철 등산을 하면 칡덩굴을 자주 본게 된다. 무성한 덩굴과 털이 가득한 줄기가 곳곳을 휘감아 널찍한 잎사귀를 안테나처럼 펼치고 있다. 반면 다래는 칡에 비해 찾기가 쉽지 않다. 덩굴치고 줄기가 나무와 비슷한 목질이라 덩굴인지도 종종 모르고 지나칠 때도 있다. 굵직한 목질형 덩굴이 나무를 칭칭 감고 있는 다래덩굴을 보자면 뱀이 나무를 감고 있는 모습같기도 하다. 칡과 비교하자면, 칡은 줄기에 비해 잎이 넢은데 다래는 줄기에 비해 잎사귀가 상대적으로 작고 더 두툼하다. 

사상의학에서는 칡이 태음인에게 자주 활용되는 약초이고, 다래는 태양인에게 쓰인다. 태음 태양인이 다른 만큼, 칡과 다래도 많이 다를 거라 생각하여 칡과 다래를 볼때마다 왜 이 다래가 태양인의 약재이고, 왜 칡이 태음인의 약재인지를 생각해보곤 한다. 두 덩굴식물을 서로 각각 다른 체질의 주된 약재로 쓴 이제마의 생각이 뭔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태양인의 약재는 태양인의 과다한 호산지기를 색(塞, 막다)하는 속성, 태음인의 약재는 태음인의 과다한 흡취지기를 통(通, 통하다)하는 속성이 있다고 하므로 다래는 색하는 속성이 강하고 칡은 통하게 하는 속성이 강할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앞에서 말했지만 다래는 덩굴식물이지만 굵은 줄기는 마치 나무처럼 목질화되어있으며 거죽이 단단하다. 과거엔 껍질과 줄기를 노끈으로도 사용되었다고도 한다. 하지만 칡은 좀 더 덩굴이 연하다. 하긴 그렇게 무성하게 퍼져나가고 빠르게 성장하니 단단하면 그리되지 않을 것이다. 잎사귀의 형태도 칡이 더 얇고 널찍하며, 다래는 두껍고 상대적으로 작다. 두 종만을 비교했을때 칡이 다래보다 통(通)하는 효능이 크것이라는 것은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식물 종과 비교했을때도 과연 그러한가. 다래와 일반 나무를 비교했을때 나무가 더 껍질이 두텁고 잎이 더 작은 종도 많다. 하지만 그런 나무들이 다 태양인의 약재가 되지는 않는다. 이제마는 다래에서 뭘 본 것일까... 궁금증이 명확히 풀리진 않는다. 

 

다만 하나의 가설을 세워 보자면, 덩굴식물의 일반적 형태를 생각했을 때 내가 직접 본 다래의 이미지는 나무에 더 가까웠다. 그 말은 덩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나무처럼 수렴의 기운이 강한 것이니, 일반적 나무보다 더욱 수렴력, 즉 색하는 힘이 강한 것이 아닐까. 

 

단단한 줄기를 지닌 다래(미후등)
다래열매(미후도)
무성한 칡덩굴
칡 꽃 열매 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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